입력 : 2009-02-02 19:19:00
2008년 한 해 노트북 시장의 화두는 ‘넷북’이었다. 예상보다 훨씬 큰 넷북의 성공에, 처음에는 관망세를 취해왔던 여러 PC 제조사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비자들은 취향에 맞는 넷북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일부 대기업의 경우, 넷북을 출시한다는 것 자체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 ‘바이오’의 제조사 소니였다.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이 넷북을 잇달아 출시하는 가운데, 많은 이들이 ‘소니의 넷북은 언제쯤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루머 또한 무성했다.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소니 역시 인텔의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넷북 ‘바이오 P’를 마침내 선보였으며, 그 샘플(VGN-P13LH)을 직접 만져볼 기회를 갖게 됐다.
마침내 직접 만져보게 된 '소니의 넷북' 바이오 P
◇ 눈이 번쩍 뜨이는 차별화된 ‘소니스타일’ = ‘소니의 넷북’ 바이오 P를 받아들자 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름 아닌 스타일리쉬한 디자인. 얼핏 봐도 기존의 내노라하는 상당수 넷북이나 노트북들이 바이오 P 앞에서는 명함도 못내밀 지경이다.
뿐만 아니라 엄지손가락 폭 정도밖에 안되는 얇은 두께, 다기능 전자사전 정도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 편지봉투보다 약간 큰 크기 등의 외형적 특징에, 바이오 시리즈 대대로 내려온 특유의 디자인이 최적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어딜 가든 바이오 P를 꺼내드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든다.
이미 또 다른 넷북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바이오 P의 가벼움과 슬림함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으며, 무엇보다 가장 와 닿는 장점이기도 했다.
그 외에 OS 부팅이 필요 없이 버튼 하나로 동작하는, 플레이스테이션 3나 PSP 등에서 보여준 XMB(XrossMediaBar) 인터페이스 기반 다양한 멀티미디어 및 인터넷 기능은 꽤나 흥미로운 기능 중 하나였다.
작고 가볍고 스타일리쉬함은 바이오 P를 표현하는 말이다
◇ 화려한 외형에 가린 바이오 P의 그늘 =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두움도 있는 법. 세상에 단점 없는 IT기기란 없지만, 바이오 P의 경우 그 화려한 외형으로 인해 단점 또한 돋보이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가장 먼저 기본 OS의 채택 문제다. 소니 바이오 P는 운영체제로 윈도우 비스타, 그것도 홈 프리미엄 버전이 기본 제공된다. 거의 대부분의 넷북이 사용하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 환경에서는 ‘무거운 OS’ 비스타를 구동하기가 상당히 버거운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실제로 바이오 P도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무작정 소니를 탓할 것도 없다. 사실 바이오 P는 ‘넷북의 표준을 벗어난 넷북’이라 윈도우 XP를 기본 OS로 채택 못했을 뿐이다. 실제로 XP를 설치해 테스트해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던 것이 테스트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장점도 많지만 아쉬운점도 많은 바이오 P
두 번째 문제는 ‘스타일리쉬한, 하지만 다소 불편한’ 인터페이스. 여느 넷북과 비슷한 8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는데, 그 해상도는 넷북의 표준을 한참 뛰어넘는 무려 1,600×768에 달한다. 작은 화면 크기에 엄청난 해상도임에는 틀림없고, 한 화면에서 분명 많은 정보를 표시하지만 글자가 너무 작다. 눈이 상당이 좋은 편이라 자부하는 기자도 눈이 피곤한데, 눈이 더욱 나쁜 이들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유의 아이솔레이션 키보드는 특유의 디자인과 각 키별 넓은 피치로 인해 키의 독립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장점은 좀 더 크고 풀사이즈 크기 키보드를 채택한 ‘바이오 노트북’에서는 통할지 모르지만, 넷북인 바이오 P에서는 키캡 크기가 작아져서 널따란 전체 면적에 비해 타자 느낌은 다소 어색한 면이 없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민감한 문제, 가격이다. 당초 ‘초저가 PC’가 모태인 넷북의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어간다면, 가장 큰 무기인 ‘가격 경쟁력’이 실종된다. 물론 이 작은 몸체에 놀랄만한 디자인과 핵심 기능을 모두 담은 기술력이 반영된 거라고는 하지만, 그걸로 설명하기에는 일반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다소 힘든 가격임을 부정할 수 없다.
여유만 된다면 정말로 갖고 싶은, 하지만 소유하기엔 너무 부담이 큰 넷북 소니 바이오 P는 ‘넷북의 역사’에 과연 어떤 존재로 남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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