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03-01 18:47:40
| 더 강력해진 '원조 넷북' 돌아오다 |
2008년 PC시장의 여러 이슈 중 손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넷북’이다. 전반적인 PC 시장이 침체되는 가운데서도 넷북은 괄목할만한 판매량과 성장세를 보이며 PC 시장을 이끌었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유럽지역에서 판매된 모바일 기기 중 무려 30%가 넷북이라는 결과가 나왔을 정도였으며, 내로라하는 PC 제조사들은 모두 하나 이상의 넷북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
그 넷북 열풍의 한가운데에는 늘 아수스가 있었다. ‘넷북의 원조’ Eee PC 시리즈를 처음 출시했던 업체답게 다양한 넷북 라인업을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를 주도해 나갔다.
그런 아수스가 자사 넷북 제품 중 가장 기본 모델인 Eee PC 1000H의 2009년형 신모델을 내놨다. 기본 컨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용할 수 있는 최신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한 2009년형 Eee PC의 이름은 1000HE ‘마이티(Mighty)’다.
아수스 Eee PC 1000HE ‘마이티(Mighty)’
| 중요한 부분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외형 |
이름 그대로 전작 1000H와 기본적으로 닮은 외형
Eee PC 1000HE 마이티(이하 1000HE 마이티)의 외형은 이전 모델이라 할 수 있는 1000H와 기본적으로 닮은꼴을 가지고 있다. 같은 아수스의 또 다른 넷북인 S101의 날렵하고 세련된 외형이 아닌 것은 다소 아쉽지만, 가장 기본 모델인 1000H의 이름을 잇고 있는 만큼 외형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000HE 마이티는 기존의 1000H와 여기저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승용차도 2008년 모델과 2009년 모델이 기본적으로 비슷하면서 다른 것처럼, 1000HE 마이티도 기존 모델에 비해 달라진 모습을 적잖이 가지고 있다.
LED 백라이트를 채택한 디스플레이는 전작보다 두께가 얇아졌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커버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의 두께가 1000H에 비해 좀 더 얇아졌다. 이는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가 전작의 일반 냉음극관(CCFL)에서 LED 백라이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LED 백라이트는 냉음극관 백라이트보다 두께를 훨씬 얇게 만들 수 있을뿐더러 전력 효율이 높아 훨씬 밝은 화면을 제공하면서도 전력 소비는 줄일 수 있다. 기존 1000H가 후속 경쟁 제품들에 비해 단점으로 꼽혔던 것이 바로 디스플레이의 백라이트였는데, 이를 깔끔히 만회한 것.
하판의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이 매끈하고 날렵하게 변했다
또 기존 1000H에 비해 외관 디자인에 곡선이 더욱 늘어났다. 경쟁사 제품 대비 다소 투박하다는 평을 받았던 다소 각진 부분은 거의 사라지고 매끈한 곡선만 남았다.
특히 하판 디자인의 변화가 눈에 띈다. 약간의 단차를 두고 계단 형태로 디자인된 전작 1000H와 달리 1000HE 마이티는 하판 전체가 단차 없는 매끈한 일체형 곡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작에서 느껴지던 투박함이 거의 사라졌으며, 제품을 직접 만졌을 때도 더욱 부드럽고 슬림한 느낌이 살아나게 변했다.
분리형 키를 채택해 확 달라진 키보드
하지만 외형 디자인에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다름 아닌 키보드다. 기존 1000H도 풀사이즈에 가까운 넉넉한 크기의 키보드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디자인은 둘째 치고 다소 아쉬운 키 배열은 일부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반면 1000HE 마이티의 키보드는 기존의 단순한 키보드의 단점을 개선함은 물론, 디자인적으로도 승화시켜 120%이상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디자인을 강화한 일부 노트북이 선택한 분리식 키를 채택해 더욱 세련된 외형을 이끌어 낸 것.
분리형 키캡의 장점은 키별 독립성이 높아져 더욱 정확한 타자가 가능한 점에 있다
분리식 키보드는 키간 피치는 유지하면서 키캡 간격을 넓힘으로써 더욱 정확한 타자가 가능한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일반 노트북에 비해 전반적인 키캡 크기가 다소 작을 수 밖에 없는 넷북에서 이는 큰 장점이다.
오른쪽 시프트키의 위치와 크기가 개선됐으며, 터치패드 잠금 기능이 추가됐다
외형만 변한 것이 아니다. 기존 모델서 지적됐던 단점들을 상당부분 개선했다. 가장 먼저 바뀐 점은 말이 많았던 오른쪽 시프트키. 1000H에서는 오른쪽 시프트키가 위쪽 방향키 오른쪽에 위치해 텍스트 입력 시 종종 방향키를 눌러버리는 오류를 범하기가 쉬웠다.
반면 1000HE 마이티의 키보드는 방향키 크기를 약간 줄이고, 시프트키를 원래 자리인 위쪽 방향키 왼편에 배치시켜 시프트키 대신 방향키를 누르는 것을 최대한 예방했다.
또 타이핑 도중에 터치패드를 클릭함으로써 커서가 엉뚱한 곳으로 이동해버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터치패드 잠금 기능을 펑션키 기능으로 추가했다. 이들 개선점은 그동안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된 다양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각종 확장 포트와 11n 무선랜, 블루투스 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1000HE 마이티는 그러한 차이점들 외에는 기존의 1000H의 기본 사양과 디자인을 충실하계 계승하고 있다. 웹캠과 내장 마이크, 오디오 입출력, D-SUB 비디오 출력단자는 물론 USB 2.0포트, SD 메모리 리더기 등은 구성은 물론 위치와 디자인까지 동일하다.
동급 넷북 대비 장점 중 하나였던 11n 무선랜과 블루투스 기본 지원은 1000HE 마이티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블루투스는 전작의 2.0에서 2.1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됐다.
| '더 오래, 더 강하게' 보다 알차진 속내 |
그럼 일부 외형적 변화가 1000HE 마이티의 전부일까?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의 변화도 적지 않다.
기존 901/1000H와 크기 및 무게는 같지만 용량은 무려 30% 넘게 증가한 배터리
그 첫 번째는 바로 배터리다. 3셀 배터리를 채택한 몇몇 다른 넷북들과 달리, 아수스는 처음부터 자사 넷북에 6셀 배터리를 기본으로 채택해왔다. 약간 더 크고 무거울지는 몰라도 대용량 배터리를 통해 늘 최고 수준의 사용시간을 제공해왔다.
최대 9.5시간 사용은 막연한 허풍이 아니다
그런데 1000HE 마이티는 한 술 더 뜬다. 6셀 배터리인 점은 동일하지만, 배터리의 용량 자체가 1000H의 6,600mAh에서 무려 30% 이상 증가된 8,700mAh의 용량을 자랑한다. 사용 시간 또한 그만큼 늘어났다. 기존 1000H가 최적 환경에서 6~7시간의 사용시간을 제공했는데, 1000HE 마이티는 아수스 측의 설명에 따르면 최적 환경에서 무려 9.5시간의 사용시간을 제공한다.
배터리 용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크기와 무게는 기존과 동일하다. 여기에 앞서 밝힌 것처럼 디스플레이에 LED 백라이트를 적용하는 등 최신 기술을 추가해 추가 전력소모를 더욱 줄였다. 즉 기존 1000H 대비 손해 본 것 하나 없이 사용시간은 대폭 늘어난 것이다.
단축키 하나로 4가지 전력 모드를 실시간으로 전환이 가능
아수스의 넷북 Eee PC 시리즈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장점 중 하나는 바로 고유의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이다. 이를 통해 더 높은 시스템 사양이 필요한 경우 오버클럭된 상태인 ‘슈퍼 퍼포먼스’모드로, 문서 작업이나 웹 서핑 등 낮은 사양으로 충분한 경우 전력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파워 세이빙 모드’로 재부팅 없이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어 휴대에 중점을 둔 넷북의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다. 1000HE 마이티역시 이 슈퍼 하이브리드 기능을 기본적으로 내장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기본 모드인 '하이퍼포먼스 모드'의 PCMark05의 테스트 결과
오버클럭 모드인 '슈퍼퍼포먼스 모드'의 PCMark05의 테스트 결과
실제로 PCMark05의 테스트 결과를 비교해 보면 기본 클럭이라 할 수 있는 하이 퍼포먼스 모드(1.6GHz)에 비해 슈퍼 퍼포먼스 모드에서의 CPU 처리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전반적인 시스템 성능도 향상됨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이 FSB를 실시간으로 오버클럭함으로써 전반적인 시스템의 성능 또한 향상되는 것이다.
기본 모드인 '하이퍼포먼스 모드'(왼쪽)에 비해 '슈퍼퍼포먼스 모드'(오른쪽)는
실시간으로 FSB를 오버클럭시켜 전반적인 성능을 향상케 한다
타사 제품들도 별도의 유틸리티를 통해 오버 또는 다운 클럭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은 제조사인 아수스가 직접 설정하고 테스트를 마친 기능이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돌아감은 물론,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적다.
전작에 비해 2배로 늘어난 160GB 2.5형 SATA HDD
전용 웹하드라 할 수 있는 'Eee 스토리지'
앞서 1000H가 80GB의 HDD 용량을 제공하고 있는것에 비해 1000HE 마이티는 두배로 늘어난 160GB의 HDD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넷북에서 160GB라면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용량이지만, 1000HE 마이티는 한술 더 떠 10GB의 온라인 스토리지를 사용자에게 추가로 제공한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별도 등록과 로그인같은 번거로운 과정 없이 바로 접속 가능한 ‘Eee 스토리지’는 중요한 자료의 일시적인 백업은 물론, 별도의 외장형 저장 장치가 거의 필요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더욱 발전한 1000HE 마이티,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 1000HE 마이티의 진정한 모습,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 사실 1000HE 마이티에는 앞서 설명한 개선점들보다 더 중요한 의의가 있다. EeePC 901과 1000H가 업계 최초로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함으로써 ‘넷북’이라 칭해진 경력이 있는 것처럼, 1000HE 마이티도 인텔의 2009년 신형 아톰 프로세서 ‘N280’을 업계 최초로 장착하는 넷북이다.
지금껏 넷북/넷톱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아톰 N270의 기본 FSB가 533MHz인 반면 신형 아톰 N280은 여전히 싱글코어긴 하지만 기본 FSB가 667MHz로 향상됐다. 동작 클럭 자체는 1.6GHz대로 비슷하지만, FSB 클럭이 더 높은 만큼 더욱 개선된 성능을 보여줄 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기본 FSB를 오버클럭시키는 슈퍼 하이브리드 기능만으로도 훨씬 강해지는 성능을 직접 확인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N280과 짝을 이룰 ‘GN40’ 칩셋은 풀 HD 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등 N270과 짝을 이루던 945GSE 칩셋에 비해 월등히 개선된 그래픽 성능을 갖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호랑이에 날개를 다는 셈이다.
아쉽게도 이번 리뷰에 테스트용으로 제공된 1000HE 마이티 샘플은 기존의 1000H와 같은 N270 및 945GSE를 장착한 모델이다. 아수스측에 확인해 본 결과 1000HE 마이티는 N270을 사용하는 모델과 N280을 사용하는 모델이 별도로 출시될 예정이란다.
그렇다고 N270모델이 기존 1000H와 같은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 테스트 중에 N270버전 1000HE 마이티는 약간이긴 하지만 기존 1000H에 비해 체감 성능이 향상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같은 사양이라 할지라도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가 최대한 반영되면서 기존 모델에 비해 최적화된 CPU 및 칩셋 성능을 끌어내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최초의 넷북을 만든 회사’ 답게 아수스는 작년 한 해만 하더라도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다양한 라인업의 넷북 제품들을 선보였다. 특히 노트북형 넷북 외에 데스크톱형 ‘넷톱’ 또한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회사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바 있다.
기본을 충실히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을 잔뜩 추구하고 있는 1000HE 마이티는 아수스의 도전정신이 그대로 살아있는 제품이라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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