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1-22 18:14:25
쿼드코어 CPU, 고성능 그래픽카드, 풀HD 디스플레이... 데스크톱 얘기가 아니다.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프리미엄 노트북이 갖추고 있는 사양이다. 최근 고성능 프리미엄 노트북은 어지간한 데스크톱 PC도 울고 갈 정도로 뛰어난 사양과 성능을 지녔다. 하지만 아무나 프리미엄 노트북을 내놓을 수 없다. 브랜드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그저 무식한 PC로 치부되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프리미엄 노트북 제조사 중, 잘 알려진 브랜드는 에이리언웨어(Alienware)와 부두(Voodoo)다. 이 둘은 현재 델과 HP에 인수돼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에이리언웨어는 전형적인 미국식 프리미엄 노트북 성향이라면 부두는 다소 특이한 성향을 갖는다.
PC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한 부두는 작지만 고성능 PC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은 애플의 그것과는 다른 멋을 뽐내기도 했다. 이는 HP에 인수돼 신제품을 선보이면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오죽하면 부두 유전자(Voodoo DNA)라고 했을까.
결과가 어찌됐건 부두는 HP 속에서 숨쉬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HP 엔비 17-1004TX도 마찬가지다. 이 제품은 고성능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라데온 HD 5850, 풀HD 디스플레이, 블루레이 드라이브 등을 갖춘 초호화 17형 노트북이다.
◇ 프리미엄 노트북 다운 디자인, 최신형 제원에 성능도 뛰어나 = HP 엔비 17-1004TX의 디자인, 그간 선보여진 HP 엔비 시리즈의 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상감기법을 사용해 감각적이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고강도 마그네슘 합금을 써 내구성도 높였다. 디자인으로만 보면 노트북이라기 보다 잘 다듬어진 예술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면 과장일까.
노트북은 17형 크기의 제품으로 데스크노트로 분류되는 라인업이다. 가로 41.6cm, 세로 27.5cm, 높이 3.17cm로 수치로는 크다 느껴지지만 실제로 봤을 때 아담한 느낌이다. 최근 데스크노트 제품들의 디자인이 좋아지면서 대부분 작게 느껴지도록 하는 트렌드를 잘 따르고 있다. 무게는 3.4kg대로 17형 치고 제법 가볍다.
제원을 살펴보자. 샘플로 제공된 제품은 1.73GHz로 작동하는 코어 i7 820QM 프로세서와 1GB GDDR5 메모리를 얹은 라데온 HD 5850 그래픽 프로세서, 4GB 용량의 DDR3 메모리, 두 개의 500GB 하드디스크 등을 기본으로 쓰고 있다. 프리미엄 노트북으로 충분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 외에 고성능 데스크톱 PC에 준하는 제원이다. 300만원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나쁜 제원은 아니다.
제공되는 부가적인 옵션도 화려하다. 트레이 방식이 아닌 슬롯로딩 방식의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갖춘 점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e-SATA 포트, 블루투스 2.1, 와이파이 등 확장 단자도 넉넉히 얹었다. 운영체제는 64비트 윈도우 7 홈 프리미엄이다.
노트북을 펼치니 단숨함에서 나오는 고급스러움의 극치가 절정을 이룬다. 전면에는 풀HD에 대응하는 17형 디스플레이와 데스크톱 키보드와 동일한 구성의 기패드가 위치한다. 덩치가 있으니 화면이나 입력장치 모두 데스크톱과 맞먹는다.
노트북을 켜고 게임을 하니 이 제품의 성능이 몸으로 느껴진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을 1,920x1,080 풀 해상도에서 모든 옵션을 높음으로 설정한 상태에서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다른 온라인 게임들도 최대 옵션에서 부드럽게 즐길 수 있었다. 쿼드코어 기반의 코어 i7 프로세서와 라데온 HD 5850이 만난 덕이다.
사운드도 노트북 답지 않게 뛰어났다. 이 제품에는 비츠 오디오 솔루션이 쓰이고 있는데, 다른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더 깔끔한 소리를 들려주는 점은 장점으로 꼽힐 수 있겠다.
◇ 뛰어난 구성과 성능 갖췄지만... 높은 가격은 걸림돌 =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 등을 고루 갖춘 HP 엔비 17-1004TX, 존재감 자체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몇몇 아쉬운 부분이 있다. 특히 가격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이 제품의 일반적인 가격은 300만원선으로 평범한 소비자가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정도의 디자인에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서 300만원이라는 가격, 어찌보면 합당할 수 있겠지만 다른 게이밍 노트북의 가격대를 고려하면 조금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고성능 17형 노트북들도 뛰어난 디자인에 성능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 제품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발열에 대한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발열은 당연히 발생한다. 그러나 엔비 17-1004TX에서는 그 불균형의 편차가 있다. CPU가 위치한 좌측부는 뜨거워지는 반면, 우측은 상대적으로 시원하다. 발열 해소 구조가 한 쪽으로 편중되어 있어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점을 제외하고 HP 엔비 17-1004TX는 여러 부분에서 높은 만족감을 줬다. 성능이면 성능, 디자인이면 디자인, 무엇 하나 빠질게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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