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8-29 18:11:15
최근 노트북 트렌드는 ‘얇고 가볍게’로 흘러 가는 듯 하다. 애플의 맥북 에어를 시작으로 많은 노트북 제조사들이 그에 못지 않은 대항마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 트렌드를 이끌어 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동안 큰 노트북에 불만을 느꼈던 소비자라면 반길 만한 상황이다.
지금이야 작은 노트북은 잘 찾으면 많이 나오지만 과거에는 작은 노트북을 만들 수 있는 제조사는 몇 되지 않았다. 게다가 그런 제품들은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가격이 비싸 아무나 넘 볼 수 없는 것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런 프리미엄 소형 노트북 브랜드 중에 선두는 단연 소니를 꼽을 수 있다. 단단한 마무리와 성능, 작은 크기 등 조건을 고루 갖추며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에서 '소니 바이오'는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한 바 있다. 그리고 소니 바이오 노트북의 정점은 단연 최상위 라인업인 Z 시리즈다.
마지막 알파벳이면서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Z. 소니는 지난 7월, 이 Z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바이오 X에서 한 차례 선보였던 탄소섬유(카본 파이버)와 알루미늄 팜레스트 적용, 여기에 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쓰면서 성능까지 업그레이드 돼 많은 바이오 마니아들을 설레게 했다. 과연 Z의 파워는 어떨까?
◇ '엣지' 있는 디자인... 돋보여 = 바이오 Z의 디자인은 한 마디로 강렬하다. 돌출부가 없는 풀 플랫(Full-Flat) 디자인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다음으로 얇고 가벼운 감촉이 온 몸을 감싼다. 제품의 무게는 1.16kg, 크기는 가로 22cm, 세로 14.8cm, 높이 1.6cm 가량이니까 2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쓴 노트북 치고 작고 가볍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닿는다.
무게를 줄이면서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에는 탄소섬유(카본 파이버)가 쓰였다. 제품의 커버와 하단 덮개에 이 소재를 썼다. 팜 레스트는 알루미늄 소재로 마무리 했다. 삼성전자 시리즈 9에 쓰인 듀랄루민(Duralumin)에 버금가는 임팩트를 가진 소재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직선으로 강한 느낌을 준다. 앞서 언급한 풀 플랫 디자인 때문이 크지만 블랙과 실버 투톤 색상도 이런 느낌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느낌이라고 한다면 과장일까?
전면 덮개를 열면 꽉찬 13.1형 크기의 액정 디스플레이와 소니의 자랑인 아이솔레이션 키보드가 눈에 띈다. 풀 타입 키보드는 아니지만 크기 대비 알맞은 키 배치는 장점으로 부각된다. 키 간격도 적당하고 높이도 적당해 타이핑 하는 느낌은 좋다.
액정은 13.1형 크기에 풀HD 해상도(1,920 x 1,080)의 제원을 뽐낸다. 액정도 이렇게 될 수 있나 싶다. 그러나 쓰면 최상위라는 자존심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작은 크기에 고해상도여서 화면 가독성 자체는 그리 좋지 못하다. 시야율 자체도 아쉬운 모습이다.
약간의 아쉬움은 성능에서 해소됐다. 2세대 코어 i7 2620M 프로세서와 8GB DDR3 메모리의 조합은 만족감을 높여준다. 프로세서는 듀얼코어 기반으로 기본 2.7GHz로 작동하다가 터보부스트를 쓰면 최대 3.4GHz까지 빨라진다.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있어 쿼드코어를 쓰는 듯한 구조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SSD도 128GB를 한 쌍으로 묶어 256GB로 구성했다. SSD 자체로도 빠르지만 두 개를 묶었기 때문에 더 파워풀한 성능에 힘을 보탠다. 제품 종료 후, 부팅까지 약 10초 초반대를 찍었고 절전모드 후 재부팅 해도 바로 화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다.
배터리 성능도 만족스럽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제품으로는 표준 설정으로 약 5시간 가량 쓸 수 있었다. 소니가 제공한 자료에는 최대 6.5시간 사용 가능했고 선택사양인 추가 배터리로는 최대 13시간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바이오 Z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함께 제공되는 도킹 스테이션이다. 여기에는 블루레이 드라이브 기능 외에도 라데온 HD 6650M 그래픽 프로세서도 포함된다. USB 포트도 따로 제공하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성능 확장 및 외부 기기 확장이 유리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라데온 그래픽을 쓰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부 전원을 연결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노트북과 연결한 결과, 윈도우 상에서는 카탈리스트 컨트롤 센터가 활성화가 되었지만 기능을 쓸 수 없었다. 하지만 전원을 연결하니 그래픽 프로세서의 기능을 쓸 수 있었다.
전원이 연결되기 전, 도킹 스테이션은 블루레이 드라이브로만 쓸 수 있다는 얘기인데, 도킹 스테이션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 디자인·성능 합격점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어... = 소니의 플래그십 노트북 바이오 Z. 분명 디자인 및 성능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지만 아쉬운 부분은 도킹 스테이션과 높은 가격에 있다. 굳이 블루레이 드라이브와 라데온 그래픽을 하나에 담을 필요가 있었는지, 또 이 둘을 포함한 가격이 350만원을 웃돈다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얼마 전, 소니코리아 담당자와 얘기를 나누다 바이오 Z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기자는 "도킹 스테이션을 제외한 본체만 구입하고 싶다"고 넌지시 운을 띄웠으나, 담당자는 "도킹 스테이션은 한 패키지이기에 별매는 불가하다"고 답한 기억이 난다.
이것을 따로 분리해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굳이 라데온 그래픽과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쓸 소비자가 얼마나 될까. 같이 준다면 어떻게든 한 번 쓰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필요한 사람이 도킹 스테이션을 따로 구입해 요긴하게 쓰게 될 것이다. 따로 나올 수도 있었는데 관리나 유통이 귀찮았던걸까?
하지만 바이오 Z는 제품 자체로도 상당한 매력을 갖춘 제품임에 틀림 없다. 오래 전부터 바이오에 대한 묘한 환상을 만족감으로 승화 시켜주는 아이템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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